소승은 지금 찬거리를 구하고 있답니다.
드시고 싶은 나물을 말씀하시면 뽑아오겠습니다.
이름
채취땡승採取僧 계홍위結紅衛 , 자 각득보살覺得菩薩
나이
27세
체격
160 , 보통
문파
우담바라도 / 優曇婆羅
산서성 오대산에 총타를 둔 불교 문파.
우담바라도의 고유 유일 무공은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가격하는 장척타, 봉을 이용한 경공술인 차미경(佽尾輕)과 점혈을 이용한 봉술 제압법인 지근시법(疲筋時法)이다.
무당파 소속이었던 무림인(해격海擊, 왕부철王扶哲)과 스님(등하보살登是菩薩, 장호고將翯古)이 만나 뜻을 함께하면서 만들어졌다.
만들어진 지 30년밖에 안 되었으며 인원수도 30명을 넘기는 작은 문파다.
대형 문파와 대형 종교 출신의 두 사조이자 장문인이 사지 멀쩡히 살아있음에도 무림 내에서는 인지도가 없다시피 하다. 그래도 무림맹 소속 정파라 마교 외에는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다.
성향은 보수에 가깝기에 최대한 정마대전을 피한다면 좋겠다는 측이다. 거기다 곧 있으면 두 대제자가 돌아와서 장문인을 이어받아야 하기에 세대교체를 안정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말이다.
특징색은 없으나 봉에 새긴 문양으로 대략적인 지위를 파악한다.
성인이 되면 삭발해야 하며 불교가 문파 이념인 만큼 살생과 결혼이 금기시된다.
다섯 스승과 두 사조를 제외한 성인 제자들은 승려라 불리고, 어린 제자들은 동자승(성별구별 없이 지칭함)이라 불린다. 아명은 정해진 규칙이 없지만, 자의 경우엔 보살이 포함된다.
문파 구성원은 사조 겸 장문인 둘, 스승 다섯, 하산해서 수행중인 제자 열둘 (그 중 둘은 대제자), 문파 내에서 수행중인 어린 제자 열셋으로 총 33명이다. 특이하게도 우담바라도에서 스승은 장문인이 되지 않는다. 수가 많거니와 빠듯한 자금을 책임져야해서 아예 거절했다.
문파 성격은 보육원에 속하며 이름처럼 구원에 뜻을 담고 있다. 수련을 떠난 문파인이 고아를 데려오거나 간혹 아이를 키우기 힘들어하는 부모가 맡기고 도망가는 게 대부분이다. 입문으로 돈을 벌지 않기 때문에 문파 내 수익원은 약초와 산나물 팔이로 근근이 이어간다. 외부로 수행을 떠난 승려들은 호위 등의 강호일로 벌어서 돈을 부쳐준다.
본래 검은 머리가 있었을 곳은 시원하게 밀어 모근의 흔적만이 남아있다. 두상이 꽤 예쁜 편이다. 이마의 굴곡은 완만하고 길고 얇은 눈썹은 홍위의 성정을 닮아 찡그리는 일이 없다. 민꺼풀에 크고 어둑한 청회색 눈은 총기가 서려 있다. 활꼴에 축 처진 눈매라 음침해 보일 수도 있으나 머리카락이 없으니 이목구비가 훤히 보여 오히려 선하고 단정하게 보인다. 코는 높낮이가 완벽한 오뚝코, 입은 입꼬리가 올라가 있어 해맑아 보인다.
회색 낡은 장삼과 붉은 가사를 걸쳤다. 옷이 너무 오래되었고 몇 번 고쳐집니다 보니 여기저기 낡았다. 다행히도 헤진 부분은 없으나 조만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오랜 수행에 대비한 듯 버선과 황소가죽으로 만든 당혜를 신었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새것이라 옷보다 때깔이 좋아 보인다.
가방은 승복과 가사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천을 얼기설기 꿰메어 만들었다. 어깨에 매거나 허리춤에 차는 등 바리에이션이 다양하다. 하지만 안에 든 것은 대체로 엽전, 여분 옷, 호미, 차와 나물류가 전부다. 종종 보살피는 꽃다람쥐가 들어가서 자고있기도 한다.
평화주의 / 수전노 기질 / 소탈하다
“소승은 돈이 매우, 매우! 소중하답니다. 이 돈을 부쳐야 성장기 동자님들이 고기를 드시지요.”
여기저기 헤치고 기운 낡은 옷과 꼬질꼬질한 고무신은 붉은 가사(몸에 두르는 법의)가 없다면 홍위는 백이면 백 개방 사람으로 오인당하였을 것이다. 사람들이 홍위의 겉모습만 보고 불경한 말을 해도 그는 허허 웃으며 넘긴다. 논쟁을 좋아하지 않기에 흘려 넘긴다. 평화로운 홍위에게도 그냥은 넘길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돈이다. 스님들 특유의 소탈함과 홍위의 수전노 기질이 합쳐지면 굉장히 이상한 방향으로 튄다. 엽전 한 푼이라도 홍위의 손에 들어오면 불상이라도 들어온 듯 소중히 쥐고 닦는다. 홍위의 스승은 ‘누가 보면 엽전에 홀린 줄 알겠다.’라며 진저리를 쳤다. 만약 저 상냥한 스님을 화나게 하고 싶다면 돈을 훔쳐보라, 순식간에 나찰보다 더한 악귀가 되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애 / 관대한 / 바보같은
“세상에 용서받지 못한 인간은 없습니다. 소승이 그리 믿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모든 것을 사랑하는 홍위의 행동은 불교 교리인 오온(자아)과 업보에 기반하고 있다. 올바른 자아를 갈망하고 탐구하는 만큼 홍위는 사람들에게 선의를 베풀고 인애를 알린다. 홍위는 이를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이라 여기고 좋아한다. 그러나 홍위의 문파 동기들은 그가 타인에게 너무 관대해서 악인에게 해코지를 당할까 염려하고 있다. 홍위 또래의 무림인이라면 불같이 화를 낼 텐데 홍위는 땡중 취급을 받아도 갓 찐 만두처럼 노곤한 표정으로 뻔히 쳐다본다. 별개로 누명이나 불이익을 받을 것 같으면 미꾸라지처럼 순식간에 빠져나간다. 오랜 시간동안 다져진 흥정 능력 덕분에 홍위의 인상과 평소 생활이 바보 같긴 해도 눈 뜨고 코 베이거나 사기당하는 일은 없다. 일부러 당해주는 경우만 제외하고 말이다.
세심한 / 감수성 많음 / 알뜰한
“소승이 바라보건데 이것은....광대나물입니다!”
홍위는 심마니 경력과 소일거리 짬밥 덕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같은 물건을 살 때는 요모조모 따진다. 홍위와 같이 일한 타 문파 사람들은 그게 그건데 귀찮게 군다며 혀를 차지만 홍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런 홍위라도 충동구매 영역에는 잘 벗어날 수 없다. 누군가 동정으로 호객행위를 하면 공감을 잘하는 홍위는 속절없이 엽전을 꺼내게 된다. 또 다친 사람이나 동물을 보면 아파서 어찌나 걱정된다고 의원에 데려가거나 약과 밥을 지어준다. 웬만한 일은 사람을 시키지 않고 간단한 생필품과 일용품은 직접 만든다. 객잔 직원이 이유를 물었더니 홍위는 ‘돈을 아끼고 싶어서요.’라고 말했다. 그 뒤 직원이 질린 얼굴로 자리를 떠나는 것은 웃지 못할 헤프닝일지도 모른다.
생일
11월 28일
문파 입문시기
9살, 11월 28일
태어난 날을 알 수 없어 스승 중 하나인 온보살温菩薩, 금빙용金氷鎔이 입문시기를 생일로 정했다.
0-1 이야기
대표로 올 만한 사조는 노쇠하여 움직이기가 힘들고, 다섯 스승은 여럿 입문한 아이들을 돌보랴, 마교 소식에 마을로 피난 온 사람들을 도우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두 대제자는 양민을 돕겠다고 사천성에 기어들어 가 있었다. 무림맹 총타에 도착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석 달 정도 걸린대서 평균적으로 으뜸에 가까운 홍위가 발탁되었다.
사실 맹의 서찰과 우담바라도의 서찰을 동시에 받은 홍위는 입이 떡 벌어지고 당황스러웠다. 대제자 선배 스님들은 어디 가고 왜 저한테 온 건지 의뭉스러웠지만, 원체 사람이 적다 보니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사조의 글에 그냥 가기로 마음먹었다. 회의라니까 별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무기, 목봉
히코리라고 불리는 추자나무로 만들어졌고, 길이는 173cm다. 목봉의 두 바닥에는 우담바라도 소속이자 수행 중이라는 의미로 닦을 수修 자를 새긴다. 불에 잘 타는 나무라 그런지 정기적으로 씁쓰름하고 톡 쏘는 향이 나는 방염약을 발라준다. 홍위는 이 향을 좋아하지 않아서 발라준 날에는 바깥에서 하루 동안 말린다. 홍위의 애용품 1순위
자
각득覺得
깨달을 각과 얻을 득.
우담바라도에서 자는 보통 데려온 스승이 지어주기에 온보살이 번뇌를 깨우쳐서 그 깨우침을 얻으라는 의미로 일러주었다. 홍위는 꽤 마음에 들어하고있다.
별호
채취땡승
채취꾼과 땡중을 합쳤다. 홍위에게 이런 말이 붙은 건 그가 교리를 어겨서가 아닌 ‘골 때린다’고 해서 이런 별호가 붙었다. 그의 과한 엽전 사랑과 어이없는 나물 뜯어 먹기에 의뢰인이 채취땡승이라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홍위는 거진 맞는 말이니 정정하지 않고 있다.
문파에 들어온 이유
홍위의 가족은 매우 가난한 소작농이다. 딸린 아이는 열명을 넘고 낳고 죽은 아이는 다섯 정도 되었나. 아무튼 찢어지게 돈이 없었다. 농사일로 벌어먹어도 빌린 값으로 절반을 내어주고 나머지 절반은 입에 풀칠이나 겨우 했다.
밑으로 내려와 수행중이던 온보살의 이야기를 들은 홍위의 부모님은 온보살을 찾아갔다. 그들은 온보살에게 어린 홍위를 문파에 입문 시켜달라 부탁했다. 입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온보살은 이들의 심중을 알아차렸다. 부모는 홍위를 위한다는 이유로 멀리 보내 입을 줄이려는 목적이었다. 그럼에도 온보살은 모르는 척 홍위를 흔쾌히 데려갔다.
이과정에서 홍위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으나 그 당시 홍위는 무력하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하는 심정이라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갔다.
문파에서 위치
영향력은 평이하지만 능력이나 인성적인 면에서 우수하다. 특히 봉을 이용한 경공술과 제압술이 대제자 다음으로 강하다고 평가된다. 하산한 지 8년이 되었기에 어린 문파인은 홍위를 잘 모르나 스승들과 동기들은 홍위를 신뢰하고 있다. 홍위 또한 그들을 가족으로 여기고 있다.
수행을 떠난 이유
홍위는 엽전에 대한 집착이 심해 두 사조가 직접 수행을 다녀올 것을 말했다. 번뇌에서 벗어나 진정한 보살로 거듭나길 바랬기에 홍위도 동의하며 어른이 되자마자 하산했다. 햇수로 따지면 8년이 되었지만 홍위는 여전히 성장을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다.
사찰 음식
굉장히 잘 만든다. 스님들 기준에선 맛있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글쎄...환자식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우담바라도는 대승 불교에 속하지만 무림에 더 가까워 오신채를 금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적게 먹을 뿐.
약초와 나물
홍위는 걸어다닐 때부터 산에서 난 풀들을 마구잡이로 먹은 적이 있다. 그러다 탈이 나고 다시 먹고 또 탈이나고,..온보살을 만난 뒤로는 그에게 배움을 받아 이제는 나물과 독초와 약초를 구분하고 알맞게 쓸 수 있다. 의원처럼 전문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꽤 쏠쏠한 생존지식이다.
엽전
가난했던 어린 시절 때문인지 다 커서도 집착을 놓지 못한다. 범죄를 저지를 정도로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일단 자기 손에 들어온 돈은 쓰지도 않고 최대한 오래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 거기다가 매일 닦아대서 자기 머리통보다 번쩍번쩍거린다. 그러다가 얼추 모이면 반쯤 축 처지면서 총타로 부친다.
돌나물, 냉이
홍위가 가장 좋아하고 즐겨먹는 나물. 길을 가다가 보이는 족족 뜯어서 물에 헹궈먹는다. 쭈그려 앉아 깨끗한 나물을 씹으며 호미로 땅을 파는 모습이 기구해보인다. 홍위의 별호가 이렇게 된 원인 중 하나.
꽃다람쥐 홍매화
3년 전 매화나무 아래서 만났다. 배고픔에 쓰러져 있는 걸 홍위가 구해 도봐주었더니 그때부터 따라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야생으로 돌아가라고 했으나 시간이 지나니 이것도 인연이겠지 하고 애지중지하며 키우고 있다. 영리한 홍매화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한테 조약돌을 던지는 버릇이 있다.
호미
먼먼 나라에서 들여온 수입산이다. 홍위의 애용품 2순위. 오래되어 이가 빠졌지만 여전히 날카롭고 나물을 잘 캐어준다. 홍위의 품에 이것이 없으면 친구들은 홍위로 변장했다고 여긴다.
번뇌
홍위가 가장 경계하는 것. 이것의 주체는 다양하다. 가난, 돈, 허기, 사욕, 조급함. 홍위는 마음에 번뇌가 몰아칠때마다 반야심경을 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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