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거리는 방울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름
묵연默蓮 반이난潘異爛 , 자 희진熙進
나이
20세
체격
176 , 마름
문파
천무문
천문계 권법의 대가로 가장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하남성의 신양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벼운 움직임을 보이는 경공이 어우러진 ‘천권법’으로 무림 내에서 크게 명성을 올려 무공을 배우기 위해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이도 많다. 천권법은 신체를 쓰는 권법 외에도 검이나 창 등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제자들은 권법의 기본뼈대만 고스란히 남겨 유지하면서 다른 무공의 장점들을 흡수하여 편하게 뒤섞어 사용하고는 한다. 하여 현재의 장문인은 신체를 연마하여 권각을 이용한 무투만을 사용하나, 대제자는 천권법에 창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쓰는 무공의 특성 상 개방적인 분위기로, ‘무투가’라는 느낌이 강하다. 외부인을 꺼리지 않으며 교류가 자유로운 편이다. 경공술은 물론이고 탄탄한 기초 권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주변 다른 문파들과 신체 단련에 대한 수련을 위해 제자간의 교류가 잦은 편.
무에 대한 숭상이 크며, 다른 무공에 대한 이해가 빠르지만 무림맹 내에서 크게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에 명성에 권력이 동반되지는 않는다. 다만 천무문은 그 무에 대한 열망과 별개로 세워진 이래 늘 무를 익히지 않은 약자들을 지키고 누구에게나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지라, 다른 곳에서도 천무문 소속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존중받는 경우가 많다.
연갈색의 가느다란 머리카락들은 엉키는 곳 하나 없이 허리 끝까지 내려와 옷자락과 함께 바람에 흔들린다. 살짝 올라간 눈꼬리지만, 늘 부드럽게 휘어있어 날카롭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 붓꽃같은 보라색의 눈은 상냥한 빛을 띄었고, 그 아래로 아직도 소년인 것처럼 발갛게 물든 두 뺨과 잔잔한 미소를 짓는 입이 자리잡았다.
조금 마른 몸 위로 검은 외의를 하나 걸쳤다. 겉보기로 훑어봐서는 무인이 맞는지 의심되는 느낌. 그저 조금 잘 사는 집의 한량같은 느낌이지만, 옷 안쪽은 권법을 쓰는 문파 소속답게 마른 근육으로 단단하게 자리잡혀 있다.
전체적으로 조용한 사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데 걸음걸이마저 조용하다. 간혹 바람에 옷자락과 머리카락이 사부작거리는 소리만이 들릴 정도. 그런 이유로 대사형께서 고양이 목에 방울이라도 달듯 허리춤에 검은 끈으로 노란 방울 두 개를 달아주었다. 뒤에서 소리없이 놀래키는 것을 좋아하는 짓궂은 사제 때문에 심장이 남아나질 않는다면서.
그리하여 걸을 적에는 적막함 속에 작은 방울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제가 무슨 개인줄 아시나봐요. 묵연은 조금 불만스럽게 입을 비죽였으나, 그 외에는 모두가 만족하는 일이었다. 소중한 사제는 정말이지, 눈만 떼면 사라지는 이였으므로.
잔잔한 물처럼. 따스한 햇살처럼. 받은 사랑은 나누어야 하므로.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의 사람이다. 목소리가 없으니 행동으로 그 성격이 유난히 드러나는데, 우선 화를 내는 것이 보기 드물다는 점과 어떤 무례에도 그저 고요히 웃으며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 그랬다.
화를 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 저를 잘 아는 사형들이 장난을 치거나 하면 미간을 좁히고 뚱한 얼굴이 되는 정도. 멋모르는 마을 아이들이 말을 못하는 ‘벙어리’라며 놀릴 때도 그저 난처한 웃음을 짓다가 그러지 말라며 아이들에게 사탕 하나씩을 쥐여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에 다른 동문들이 답답해하더라도 아직 어린 아이지 않냐며 손을 내저을 뿐이다.
다른 이의 선의를 알고 다른 이에게 선의를 베풀 줄 아는 사람이었다. 3년 전, 갈 곳 없던 저를 받아준 은혜를 묵연은 잊지 않았으므로 도움이 필요한 이가 있다면 기꺼이 손을 내밀었으며 할 수 있는 한의 최선을 다했다. 늘 부드럽게 웃으며 타인을 위하는 이를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세상 찌든 모습 모르는 어린 아이 보듯, 혹은 이제 다 큰 기특한 아들을 보듯, 그렇게 사형들에게 예쁨받으며 지내왔다.
그렇다고 아예 마냥 순하기만 한가를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아서. 친한 사람들을 상대로 짓궂은 장난을 치는 일이 잦았다. 예를 들어, 소리 없이 다가와 뒤에서 툭 쳐서 놀래킨다거나 하는 것들. 무를 익힌 이라면 쉬이 당할 일이 아니었으나, 천무문 내의 사용인들 중에는 무를 익히지 않은 이들도 다소 있었다. 그런 이들을 놀래켜 엉덩방아를 찧는 것을 본 대사형께서 친히 방울을 하사하시사, 지금은 모두가 딸랑거리는 소리로 그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호기심이 많은 편. 사형들이 우스갯소리로 “방울을 달게 아니라 목줄을 달걸 그랬구나!”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어디 간다 말도 못하니, 사형들과 함께 길을 걷다가도 제 시선 빼앗는 것이 있으면 그쪽으로 스르륵 사라져버리니 골치를 썩을 수밖에. 그래도 돌아와서 건네준다는게, 사형들과 함께 먹기 위해 사온 만두이니 미워할 수가 있나.
매사에 밝은 이였다. 상처 한 번 받아본 적 없다는 얼굴로 맑게 웃고, 감정표현도 자유로운 사람. 그를 잘 모르는 이들은 그를 만만하게 보고 비웃었지만, 그를 잘 아는 권문 내의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그 많은 일들을 겪고도 저리 자유롭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어설픈 정신으로는 될 일이 아니었으므로. 그만큼 강단있고, 고집있는 사람이다.
1월 12일 생.
천무문의 현 장문인. ‘반 해서’에게 3년 전 입양되었다.
입양되기 전의 기억은 굉장히 드문드문하다. 산에서 내려온 도적들이 마을을 덮쳤던 것, 약초꾼이던 아버지가 자신을 지키다가 죽은 것, 그 이후에 도적들을 소탕하고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천무문에서 보내진 제자들에 의해 구해져 천무문에 들어가게 된 것까지.
그 후 사정을 알게 된, 부인을 일찍 보내고 자식 없이 홀로 살던 반해서가 자신의 아이로 이난을 받아주었고, 이미 대제자가 정해져있던 참에 이난보다 열 살이 넘게 많은 대제자 ‘여 랑’ 또한 흔쾌히 축하해준 일이었다.
그리 하여 천무문 소속 제자가 되었으나, 현 세대에서 가장 어린 제자인 듯. 그런 탓에 막내라고 3년 전부터 여기저기서 예쁨받고 챙김받는 것에 대한 어색함을 극복하기 바빴다.
당시 사건의 충격으로, 그 이후로 말을 하지 못한다. 의사소통은 수화 혹은 글을 통해 하는 편. 이전 성격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천무문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표정 변화도 극히 드물어 소리없이 걷는 것을 보면 귀신인줄 알고 흠칫 놀라는 이도 있었을 정도. 그러니, 이전 모습과 지금의 밝은 모습을 둘 다 아는 천무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이난이 기특할 수밖에 없다.이야기는 알 수 있었다.
키는 아직 성장 중. 가끔 팔다리를 꾹꾹 주무른다. 성장통은 힘들어.
제대로 무예를 익히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근육은 자리잡았어도 다소 왜소한 체격. 그 탓에, 사형들과 함께 있으면 더 작아보이는 착시를 느낄 수 있다. 본인은 물론이고 그 누구도 개의치 않아한다. 얘도 언젠가는 크겠지!
서로 수없이 합을 겨루고, 서로의 무공을 몸에 익히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무공을 배워, 다소 경쟁심이나 승부욕이 강한 편. 평소에는 마냥 여유로운 듯 보이다가도 합을 겨루게 되면 분위기가 진지하게 변한다.
마른 탓인지는 몰라도 몸놀림이 다소 가벼워, 날렵한 움직임과 천권법을 기반으로 한 무투파. 권각을 주로 다루며, 날이 대략 1자(약 30센치)에 검병이 한 뼘 정도 되는 도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경공에 대한 습득이 빨라 사람을 뛰어넘어 등 뒤를 잡는 것도 가능한 수준. 손놀림이 빨라, 권각을 방어하는데 급급하다가는 어느 순간 그의 손에 들린 도에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이들에게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인다.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른다는 느낌. 아이들이 놀리거나 장난을 치면 다소 어쩔 줄 몰라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짐승을 대할 때에도 마찬가지인데, 천무문 내에서 기르는 개가 자신을 보며 반갑게 꼬리를 흔들어도 어색한 얼굴로 멀찍이 멀어진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표현하며, 자신을 개 가까이로 데려가려는 사형에게 애타게 고개를 내저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매운 것뿐 아니라 자극적인 것들은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모양. 음식은 가리지 않고 뭐든 얌전히 잘 먹는다.
[구 곡삼] [구곡삼과 천무문의 장문인 반 해서는 오랜 친우 관계로, 얼마 전 오랜만에 친우를 만나기 위해 천무문에 들렀던 곡삼은 희진과 마주했다. 희진도 총타로 향한다는 것을 듣고는 함께 가지 못하는 해서를 대신해 자신이 희진을 잘 지켜보겠다고 호언장담한 상태.]
[천봉] [길거리 내에 구경거리를 보고 있던 중에 우연찮게 만나게 된 사이. 천봉 쪽에서 세상살이에 대해서 대충이나마 알려주다, 도중에 희진을 찾으러 온 천무문의 사형에 의해 서로의 문파를 뒤늦게서야 알게되었다. 그 후로 천봉쪽이 천무문에 간간히 놀러가기도 하였다.]
[서문 염진] [3년 전, 이난이 처음 천무문에 입적했을 당시, 수화와 필담으로 대화해야하는 이난을 위해 양아버지인 장문인 반해서가 염진을 이난의 글 스승으로 초대해 만나게 되었다. 이난은 염진에게 글과 시를 배웠고, 특유의 빠른 습득력으로 몇달만에 가르쳐준 것을 완벽하게 터득했으며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염진을 스승님이라 지칭하고 있다.]
[공 주아] [천무문과 산동공가는 위치도 가까우며 경공에 능하다는 공통점을 가져 주기적으로 번갈아가며 친선 경공대회를 개최한다. 희진이 천무문에 들어온 3여년 전부터 천무문과 산동공가의 각종 대회 날마다 만나 둘 다 어린 나이 탓에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나란히 앉아 대회를 구경하고는 했다. 둘 사이가 그리 가까워지지는 못했으나 이후 희진이 19세가 되어 대회에 출전하자 주아는 혼자 대회를 관전하게 되었지만 출전한 희진을 응원하고는 한다.]
[명림 근유] [문파간의 교류로 1년에 한 번씩은 근유가 천무문에 찾아오는지라 그 덕에 얼굴을 익혔다. 처음 만났던 당시 희진이 말을 하지 못한다는걸 안 근유가 이후부터 만날 때마다 희진과 좀 더 용이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희진에게 수화를 배우고 있다.] 에 더해 [이번회의에 만나 피풍의를 함께 사러가자는 약조를 지키기위해 하루 장을 나서 함께 먹을 다과와 피풍의를 사고 밖에서 고기가 가득 들어간 음식을 사먹으며 다시금 우애를 다졌다.]
[주 소경] [천권법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천무문에 찾아갔을 때 만난 사이. 도움을 받아 작은 빚을 달아두었다.]
[모용 여영] [동생처럼 아끼고 귀여워하는 사이. 음식 취향이 잘 맞아 같이 바깥의 식당에 가곤 한다.]